ISA 만기가 돌아왔을 때 그냥 해지해서 통장으로 받으면 그동안 쌓아둔 절세 기회의 절반만 쓰는 셈입니다. 만기 자금을 60일 안에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기면 전환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가 추가로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제도의 법적 근거와 요건,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는지, 얼마를 옮겨야 300만 원을 다 채우는지, 그리고 옮기기 전에 반드시 따져봐야 할 단점까지 정리했습니다.
추가 세액공제 300만 원, 어떤 제도인가
근거는 소득세법 제59조의3 제3항과 제4항입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에 따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그 잔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해진 방법으로 연금계좌에 납입하면 그 금액을 ‘전환금액’으로 보아 해당 연도의 연금계좌 납입액에 포함시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제4항입니다. 전환금액이 있으면 원래의 900만 원 한도(연금저축은 그중 600만 원까지)와 별개로, 전환금액의 10%와 300만 원 중 적은 금액이 세액공제 한도에 얹힙니다. 즉 한 해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계좌 납입액이 최대 1,200만 원까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은 납입 한도와의 관계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연간 납입 한도는 1,800만 원인데, ISA 전환금액은 이 한도와 별도로 취급됩니다. 만기 자금이 5,000만 원이라면 그해 연금계좌에 1,800만 원을 따로 넣으면서 5,000만 원을 추가로 이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놓치면 끝나는 세 가지 요건
제도 자체는 단순하지만, 절차상 실수로 혜택을 통째로 날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1)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여야 한다
ISA는 의무가입기간이 3년입니다. 이 기간을 채우기 전에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이 추징될 뿐 아니라, 연금계좌 전환에 따른 추가 세액공제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만기(또는 의무가입기간 경과 후 해지)를 거친 자금이어야 합니다.
2) 만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납입해야 한다
기한이 짧습니다. 해지 대금을 받아 두었다가 연말정산 시즌에 맞춰 옮기려다 60일을 넘기는 사례가 흔합니다. 중개형 ISA라면 계좌 안에 든 주식·ETF를 먼저 매도해 현금화해야 하므로, 만기 도래 전에 매도 시점을 미리 계획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이체할 때 ‘ISA 만기자금 전환’임을 신고해야 한다
단순히 입금만 하면 금융회사는 이를 일반 납입금으로 처리합니다. 연금계좌를 개설한 금융회사에 ISA 만기자금 전환임을 명시하고 관련 서류(ISA 해지 확인 서류 등)를 제출해야 전환금액으로 인정됩니다. 회사마다 서식과 처리 절차가 다르므로 이체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얼마를 옮겨야 300만 원을 다 채울까
추가 한도는 전환금액의 10%이므로, 300만 원을 온전히 받으려면 최소 3,000만 원 이상을 연금계좌로 옮겨야 합니다. 그 미만이면 옮긴 금액의 10%만 추가됩니다.
| 연금계좌로 옮긴 ISA 만기자금 | 추가되는 세액공제 한도 | 기존 900만 원과 합한 총 한도 |
|---|---|---|
| 1,000만 원 | 100만 원 | 1,000만 원 |
| 2,000만 원 | 200만 원 | 1,100만 원 |
| 3,000만 원 | 300만 원 | 1,200만 원 |
| 5,000만 원 | 300만 원(상한) | 1,200만 원 |
주의할 점은 추가 한도가 생겨도 실제로 그해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ISA 만기자금 중 200만 원만 IRP에 넣고 따로 저축한 돈이 없다면, 계산상 한도는 220만 원(200만 원 + 전환금액의 10%인 20만 원)이지만 실제 납입액이 200만 원뿐이므로 공제 대상도 200만 원에 그칩니다.
전환금액을 두 과세기간에 걸쳐 나눠 납입한 경우에는 300만 원에서 직전 과세기간에 이미 적용받은 금액을 뺀 나머지만 인정됩니다. 한 번의 만기 건으로 300만 원을 두 번 받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ISA를 다시 가입해 3년을 채우고 또 만기 전환을 하면, 그때는 새로운 전환 건으로 다시 추가 한도가 발생합니다.
실제 환급액 계산: 최대 1,200만 원 공제
연금계좌 세액공제율은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5%, 초과하면 12%이며,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각각 16.5%와 13.2%입니다.
| 구분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16.5%) |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13.2%) |
|---|---|---|
| 기본 900만 원 납입 | 약 148만 5천 원 | 약 118만 8천 원 |
| ISA 전환 추가 300만 원 | 약 49만 5천 원 | 약 39만 6천 원 |
| 합계(1,200만 원 기준) | 약 198만 원 | 약 158만 4천 원 |
구체적인 사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총급여 5,000만 원인 직장인이 그해 IRP에 900만 원을 납입하고, ISA 만기자금 3,000만 원을 IRP로 이체했다고 가정합니다. 세액공제 한도는 900만 원에 300만 원을 더한 1,200만 원이 되고, 실제 납입액은 3,900만 원이므로 한도 전액인 1,200만 원이 공제 대상입니다. 환급액은 약 198만 원이며, 나머지 2,700만 원은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세액공제는 산출세액이 있어야 실제로 돌려받습니다. 다른 공제로 이미 결정세액이 0에 가까운 경우에는 한도가 늘어나도 환급 효과가 제한되므로, 본인의 예상 결정세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제받지 않은 전환금액의 숨은 장점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위 사례에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2,700만 원은 과세제외 금액으로 분류되는데, 이 돈은 연금 수령 요건을 충족했든 아니든 인출할 때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연금계좌의 인출 순서는 과세제외 금액이 가장 먼저이고, 그다음이 이연퇴직소득, 마지막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수익입니다. 따라서 큰 금액을 ISA에서 옮겨 두면, 그중 상당 부분은 55세 전이라도 세금 부담 없이 꺼내 쓸 수 있는 자금으로 남게 됩니다. “연금계좌에 넣으면 55세까지 완전히 묶인다”는 통념이 ISA 전환금액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셈입니다.
또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은 그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금융회사에 신청하면 이후 연도의 납입액으로 전환해 그해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이월 전환은 연금계좌 납입액 한도(900만 원) 안에서 적용되는 것이므로, 300만 원 추가 한도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운용수익입니다. 원금 성격의 과세제외 금액과 달리, 옮긴 돈으로 계좌 안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나중에 인출할 때 과세 대상이 됩니다.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으면 3.3~5.5%의 연금소득세, 그 전에 빼면 기타소득세 16.5%가 적용됩니다.
옮기기 전에 따져봐야 할 것들
추가 세액공제만 보고 무조건 옮기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다음을 함께 저울질해야 합니다.
- ISA의 비과세 혜택과 맞바꾸는 것이다. ISA는 손익통산 후 이자·배당소득을 200만 원(서민·농어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합니다. 만기 자금을 다시 새 ISA에 넣어 이 혜택을 반복해서 쓰는 이른바 ‘풍차돌리기’ 전략과, 연금계좌로 옮겨 300만 원 추가 한도를 쓰는 전략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본인의 투자 규모와 예상 수익에 따라 달라집니다.
- IRP로 옮기면 위험자산 70% 규제를 받는다. 큰 금액을 IRP에 몰아넣으면 적립금의 30%를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하므로 운용 전략에 제약이 생깁니다. 주식형 비중을 유지하고 싶다면 연금저축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세액공제를 받은 부분은 확실히 묶인다. 300만 원에 대해 공제를 받았다면 그 금액은 55세 이전 인출 시 16.5%의 기타소득세 대상입니다. 공제받은 만큼을 그대로 토해내는 구조이므로, 근시일 내 목돈이 필요하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 분할 이체로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만기 자금 전액을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300만 원 한도를 채울 3,000만 원만 옮기고 나머지는 새 ISA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한 선택입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논의 중인 변화
2026년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ISA 제도 변경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국내 투자 전용 ‘생산적 금융 ISA’ 신설(연 납입한도 2,000만 원, 총 2억 원,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최장 10년), 일반 ISA의 계약기간 최장 5년 제한, 연 납입한도 이월 조항 폐지 등입니다. 연금계좌 전환과 관련해서는 추가 세액공제 한도를 ‘일반 ISA 전환금액의 10% + 생산적 금융 ISA 전환금액의 10%(한도 300만 원)’로 계산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는 정부안 단계이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철회될 수 있습니다. 시행 시점도 2027년 1월 1일 이후로 예정되어 있어, 지금 만기를 맞은 ISA에는 현행 규정이 적용됩니다. 만기가 내년 이후에 걸쳐 있다면 최종 확정된 개정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기존 900만 원 한도에 더해 전환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가 추가됩니다. 300만 원을 온전히 쓰려면 3,000만 원 이상을 옮겨야 하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1,200만 원 공제로 약 198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한과 절차입니다. 의무가입기간 3년을 채운 뒤 만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납입해야 하고, 금융회사에 ISA 만기자금 전환임을 명확히 신고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만 빠져도 혜택은 사라집니다.
동시에 이 선택은 ISA의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연금계좌의 세액공제와 맞바꾸는 결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전환금액은 과세제외 금액으로 남아 인출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제를 받은 부분과 운용수익은 연금계좌 규칙을 따릅니다.
다음 단계로는 본인 ISA의 의무가입기간 경과 여부와 정확한 만기일을 먼저 확인하고, 만기 전에 보유 상품 매도 일정을 잡아 두는 것을 권합니다. 그런 다음 그해 연금계좌에 이미 얼마를 납입했는지, 예상 결정세액이 공제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인지 점검한 뒤 이체 금액을 정하면 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또는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법과 관련 규정은 개정될 수 있고 개인의 소득·납입 이력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거나 세무 전문가 및 거래 금융회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 자료: 소득세법 제59조의3(연금계좌세액공제, 법률 제21221호),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국세청 「연금소득의 범위」, 기획재정부 2026년 세제개편안 관련 보도.